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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보의 첫 한라산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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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
150 · 25-07-28 04:40

첫 한라산 도전, 숨 막히는 절경 속 나를 찾다


생애 첫 한라산 등반을 앞두고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평소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이왕 제주도에 온 거, 한라산 백록담은 보고 가야지!' 하는 오기가 생겼다. 그렇게 나는 등산화 끈을 동여매고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 섰다.




땀과 함께 피어난 용기, 한라산의 품으로


새벽 6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부터 등반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완만한 경사에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새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와 상쾌함을 더했다. 


하지만 이내 경사는 점점 가팔라졌고, 나의 숨소리도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돌계단을 오르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었던 건, 바로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묵묵한 발걸음과 뒤에서 들려오는 격려의 말 때문이었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등반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아내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나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끈기와 의지가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이정표는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주었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는 지친 몸을 달래주는 오아시스 같았다. 준비해 온 초콜릿과 에너지바는 꿀맛이었고, 함께 온 친구와 나누는 농담은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




백록담, 마침내 마주한 감동의 순간


드디어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었다. 이곳부터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풍경이 펼쳐졌다. 강한 바람이 나를 휘청이게 했지만, 정상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백록담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푸른 하늘 아래 웅장하게 자리 잡은 백록담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곳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힘들었던 과정들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의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발아래 펼쳐진 구름바다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숨을 내쉬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과 성취감을 느꼈다. 평소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지쳐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롯이 자연과 하나 된 나 자신만이 존재했다.




하산길의 추억, 그리고 새로운 다짐


정상에서의 감동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오르막길만큼이나 내리막길도 만만치 않았다. 무릎에 부담이 가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정상에서 얻은 에너지 덕분인지, 오를 때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하산하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과는 서로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한라산이 가르쳐준 삶의 지혜


이번 한라산 등반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경험을 넘어, 내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 끝에 결국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이는 마치 우리네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좌절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된다는 것을 한라산이 가르쳐주었다.




다시, 한라산을 꿈꾸다


이번 등반을 통해 나는 나 자신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 등산 후 며칠간 다리는 천근만근이었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충만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운동과는 거리가 먼 '등산 초보'가 아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익숙한 발걸음으로, 또 다른 한라산의 매력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되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라산에 올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길 바란다. 여러분의 한라산 도전기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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