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마사지샵 실장으로 일할 때 겪은, 지금도 생각하면 머리가 쭈뼛 서는 실화다.
그날도 평소처럼 예약 손님이 들어오셨다.
깔끔하고 매너 좋은 단골이라 관리사도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우리 샵 시스템이란 게 손님이 먼저 샤워실에서 5~10분 정도 샤워를 마치면, 그때 관리사가 입장해 마사지를 시작한다.
나는 데스크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있었고, 모든 것이 평화롭게 흘러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샤워실에 들어간 지 10분쯤 지났을까.
낯선 번호로 문자가 왔다.
“실장님… 여기 샤워실에 문제가 좀 있는데요…”
처음엔 단순히 물이 잘 안 나오나 싶었다.
혹은 수건이 부족한 건가?
나는 별생각 없이 방으로 갔다.
문을 두드리자 수건을 두른 손님이 얼굴이 잿빛이 되어 있었다.
“어… 무슨 문제 있으세요?”
손님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샤워실을 가리켰다.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고, 그 순간 코끝을 강타하는 존재감을 느꼈다.
하수구 구멍에서… 똥이 올라와 있었다.
그것도 아주 또렷하게, 부정할 수 없는 형태로.
순간 숨이 막히고, 이게 현실인지 의심이 들었다.
손님은 절박하게 말했다.
“저 정말 아니에요. 샤워만 했어요. 절대 안 쌌어요. 믿어주세요.”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부터 내 머릿속에는 온갖 추리가 돌기 시작했다.
- 혹시 하수구 역류?
- 아니면 건물 하수관 문제?
- 그렇다고 해도… 저 비주얼은 좀 너무한데?
나는 최대한 프로페셔널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네.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방을 바꿔드릴게요.”
손님은 너무 민망해서 얼굴이 빨개졌고, 나도 차마 더 묻지 못했다.
관리사는 방에 들어오다 샤워실을 보고 얼어붙었다.
“실장님… 이거… 하수구에서 올라온 거 맞죠?”
나도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이건 귀신의 소행일 거야…’라고 믿고 싶었다.
결국 손님은 새 방으로 옮기고, 남은 샤워실은 소독과 청소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손님은 돌아가면서 몇 번이고 말했다.
“진짜 저는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써 웃었다.
“네… 저희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작은 의문이 남았다.
과연… 그건 정말 하수구의 역류였을까…?
그 방은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블랙홀 룸’으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레전드급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