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동호회 활동 후기 > 자유게시판
매일 똑같은 일상에 갇혀 지내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다시 잠드는 반복. 쳇바퀴 같은 삶에 지쳐가던 나에게 친구가 가볍게 건넨 한마디가 변화의 시작이었다. "야, 주짓수나 해볼래?" 그렇게 나는 망설임 없이 도복을 입고 생전 처음 주짓수 도장에 발을 디뎠다.
도복을 입는 것도, 띠를 매는 것도 어색하기만 했다. 체력장 만년 꼴찌였던 나였기에, 격렬한 운동은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첫 롤링(스파링)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기술은커녕, 상대방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땀은 비 오듯 쏟아졌고,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낯선 힘듦이 나를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기술을 하나씩 익히고, 새로운 동작에 성공할 때마다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다시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땀을 흘리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몸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하지만 주짓수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사람들이었다. 땀 냄새 가득한 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환경도 모두 달랐지만, 모두가 운동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뜨겁게 연결되어 있었다.
서로의 기술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고, 훈련 파트너가 되어 주며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은 그 어떤 값비싼 취미보다 소중했다. 때로는 서로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격려와 위로를 건네며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단순한 동호회 모임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진정한 커뮤니티가 되었다.
주짓수는 단순히 몸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다. 복잡한 생각과 스트레스로 가득 찬 머리를 비우고, 오로지 눈앞의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훈련이다. 매트 위에서 상대방과 겨루는 시간은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상대방의 다음 수를 예측하고, 나의 기술을 적용하며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주짓수를 통해 나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이제는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래, 주짓수 롤링이라고 생각하자’라고 마음먹으며 의연하게 대처하곤 한다.
도장에서 땀을 쏟고 샤워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개운하고 상쾌하다. 며칠 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주짓수 덕분에 나는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예전처럼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는 대신, 다음 훈련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기를 얻었다. 주짓수는 나에게 단순히 건강한 신체를 넘어, 정신적인 강인함과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선물했다. 이 경험은 내 삶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채우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취미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주짓수를 이야기할 것이다. 도복을 입고 매트 위에 서는 순간, 나는 더 이상 평범한 직장인이 아닌, 한 명의 주짓떼로(주짓수 수련자)가 된다. 땀과 열정으로 채워진 이 시간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주짓수와 함께 성장할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당신도 혹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다면, 새로운 도전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땀 흘리는 기쁨과 함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은 분명 당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