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사지로 혈액순환 개선하기: 나만의 작은 의식 > 자유게시판
"아, 또 저리네."
컴퓨터 앞에서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저절로 나오는 한숨이다. 손목은 뻐근하고, 손가락 끝은 시큰거린다. 누가 내 손에 족쇄라도 채운 것처럼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평생 내 몸의 가장 많은 일을 해 온 건 이 손인데, 제대로 쉬게 해준 적이 있나 싶다.
요즘 들어 부쩍 손이 차고 저리는 증상이 심해졌다. 혈액순환이 안 된다는 신호겠지. 병원에 가볼까 싶다가도, 대단한 병은 아닐 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도 해보기로 했다. 바로 손 마사지다.
처음에는 그냥 주무르는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제대로 된 방법이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뒤져봤다. 아니나 다를까, 손에는 온갖 혈점들이 모여 있고, 이곳을 자극하면 혈액순환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좋다는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오, 이거 괜찮은데?
그날부터 나의 저녁 루틴에 새로운 의식이 추가되었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피로를 풀어준 뒤,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 손에 바른다. 라벤더나 유칼립투스 향이 나는 오일을 사용하면 아로마 테라피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제 본격적인 마사지 시간!
손바닥 전체 주무르기: 먼저 한 손으로 다른 손의 손바닥 전체를 부드럽게 주무른다. 손가락 뿌리부터 손목까지, 꼼꼼하게 원을 그리듯이 문질러준다. 특히 손바닥 중앙, 움푹 들어간 곳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준다. 이곳이 장기 기능과 연결된 혈자리라고 하니, 더 신경 써서 지압한다.
손가락 하나하나 마사지: 다음은 손가락 차례다. 엄지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 마디마디를 엄지와 검지로 잡고 위아래로 쓸어 올리듯 마사지한다. 손톱 옆 혈자리도 잊지 않고 꾹꾹 눌러준다. 특히 검지손가락과 중지손가락 사이, 그리고 약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 물갈퀴 부분을 꾹꾹 누르면 시원함이 느껴진다. 이곳은 소화기관과 관련이 깊은 혈자리라고 한다.
손등 지압: 손바닥만큼 중요한 곳이 손등이다. 손가락 사이사이, 뼈와 뼈 사이를 엄지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준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 움푹 들어간 곳은 합곡혈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혈자리인데, 두통이나 소화불량에도 좋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압한다.
손목 스트레칭 및 마사지: 마지막은 손목이다. 손목을 부드럽게 돌려주면서 손목 주변을 엄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마사지한다. 특히 손목 안쪽, 엄지손가락 아래 불룩한 부분과 손목 바깥쪽, 새끼손가락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을 지압하면 좋다. 컴퓨터 작업으로 경직된 손목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다. 몇 번 하다 말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마사지를 하고 나면 손이 한결 가벼워지고, 저림 증상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느꼈다. 게다가 잠들기 전 따뜻한 손 마사지는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손의 온기가 온몸으로 퍼지는 기분이랄까.
이 작은 습관이 나의 일상에 가져다준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단순히 손의 혈액순환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매일 밤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내 몸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 손 마사지는 이제 나에게 단순한 건강 습관을 넘어, 마음을 다스리는 의식이 되었다.
혹시 당신도 손이 자주 저리거나 차갑다면, 손 마사지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다. 자기 전에 TV를 보면서, 혹은 잠시 쉬는 시간에 손을 주물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손끝까지 따뜻한 온기가 돌고, 당신의 삶에도 작은 활력이 될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나의 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오늘도 수고했어. 내일도 잘 부탁해." 그리고 부드럽게, 나의 손을 마사지한다. 온몸에 퍼지는 따뜻한 온기가 나를 감싸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