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즐기는 이국적인 마사지 체험 > 자유게시판
"이번 주말엔 뭐 할까?"
매주 금요일 저녁, 나를 괴롭히는 가장 큰 고민이다. 지겨운 일상, 반복되는 주말. 뭔가 특별한 걸 하고 싶은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러다 문득, 친구가 얼마 전 이태원에서 이색적인 마사지를 받고 왔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태원? 마사지?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으면서도, 묘하게 끌렸다. 그래, 이번 주말은 이태원이다!
이태원역에 내리자마자 훅 하고 들어오는 이국적인 공기. 한국인데 한국 같지 않은 이 느낌이 좋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오가고, 골목골목마다 특이한 상점들과 알 수 없는 언어의 간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가 찾던 마사지 숍은 대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에 있었다. 간판부터 심상치 않았다. 알 수 없는 아랍어 같은 글씨와 코끼리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이, 벌써부터 태국 어딘가로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은은한 아로마 향이 코끝을 스쳤다. 잔잔한 동양풍 음악이 흘러나오고, 실내는 어둡고 아늑한 조명으로 채워져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직원이 친절하게 나를 맞이했다. 한국말이 조금 서툴긴 했지만, 그게 오히려 더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다. 예약 확인 후,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는데 벌써부터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이었다.
탈의실에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니, 마사지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체구였지만 손끝에서는 숙련된 기운이 느껴졌다. 엎드리자 따뜻한 수건으로 발을 닦아주는데, 벌써부터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마사지는 발부터 시작해서 종아리, 허벅지, 등, 어깨, 팔,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까지 전신을 아울렀다. 그녀의 손길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했다. 뭉친 근육을 찾아 정확하게 지압하고 풀어주는데, "아프다"는 느낌보다는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히 어깨와 목 부위를 마사지할 때는 뼈와 근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 컴퓨터 작업으로 굳어 있던 몸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녀가 사용하는 오일이었다. 일반적인 아로마 오일과는 다른, 알 수 없는 이국적인 향이 났다. 그 향이 긴장을 완화시켜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마치 내가 지금 이태원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동남아시아 어느 휴양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마사지 도중 잠이 들락 말락 하는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그만큼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증거겠지. 한 시간 반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마사지가 끝난 후 몸을 일으키자, 온몸의 혈액이 순환되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머리도 맑아졌다. 어깨에 짊어졌던 천근만근의 짐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마사지 후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과일 한 접시를 내어주었다. 망고와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이 담겨 있었는데, 이 또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태원의 북적이는 거리가 평소와 다르게 평화로워 보였다.
이곳에서의 마사지 체험은 단순히 몸의 피로를 푸는 것을 넘어섰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짧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 복잡한 생각들은 사라지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태원은 참 매력적인 동네다. 국내에 있으면서도 해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앞으로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곳 이태원을 찾아 이국적인 힐링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싶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내 마음속의 작은 휴양지, 이태원.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