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날은 몸이 너무 뻐근했다.
일도 많고, 야근에 운동까지 겹쳐서 어깨랑 등이 완전 돌덩이 같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동네 스웨디시 마사지” 검색해서 평점 좋은 곳을 예약했다.
예약 문자에 이름 적으면서도 이게 내 인생의 흑역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샵 안은 은은한 아로마 향이 났다.
마사지사 안내를 받으며 룸으로 들어갔는데, 커튼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만요~ 곧 준비할게요.”
…이 목소리, 귀에 딱 박힌다.
혹시… 설마… 아닌데?
마음속에서 심장이 초인종처럼 울리기 시작했다.
커튼이 스르르 열리더니…
거기에는 친구 누나가 서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그 주희 누나였다.
“어… 너… 여기 왜 있어…?”
“저… 저 마사지 받으러…”
순간, 내 눈은 바닥을 향하고, 주희 누나 눈은 하늘을 봤다.
어색함이 샵 공기청정기를 뚫고 방안을 메웠다.
더 엽기적인 건,
누나는 아무 일 없는 듯 내 등을 손바닥으로 밀기 시작했다.
“숨 깊게 들이마시고… 편하게 계세요.”
나는 숨이 막혔다.
이 와중에 스웨디시 오일이 내 등에 부드럽게 발라졌다.
누나는 전문가답게 근육을 풀어줬지만,
나는 고문실에 갇힌 죄수 마냥 온몸이 긴장했다.
특히 등 쪽 림프를 마사지하면서 “여기가 제일 뭉쳤네~” 하는데
내 심장이 쪼그라들어서 점점 영혼이 이탈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더 막장인 건,
누나가 귀에 대고 살짝 속삭였다.
“이거 끝나면 네 친구한테 비밀로 해주라. 나 알바하는 거 말하지 마.”
…이 상황을 뭘로 봉합하라고?
나는 거의 몸은 스웨디시, 정신은 브라질리언 왁싱 당하는 기분이었다.
결국 90분 풀코스를 다 받고, 결제할 때 얼굴은 이미 붉은 홍시가 됐다.
나오면서 누나와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쳤다.
“오늘 관리 편하게 받아줘서 고마워.”
“…네…”
우린 서로 모른 척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친구에게 전화가 왔지만,
나는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내 영혼은 아직도 그날 스웨디시 룸에 갇혀 있다.
이 썰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몸은 시원했지만, 멘탈은 박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