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들 > 자유게시판
햇살 좋은 오후,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삭막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을 때마다 찾는 곳. 바로 동네 공원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언제나 작은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꼬리를 흔들며 환하게 웃어주는 강아지들이다. 발소리에 맞춰 뛰어나와 반겨주는 그 작은 존재들과의 만남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특별한 의식이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솜사탕 같은 하얀 털을 가진 비숑이었다. 주인과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불안해하는 기색 없이, 풀잎 하나에도 신기한 듯 코를 킁킁거렸다. '루루'라는 이름의 그 아이는 나를 발견하고는 쪼르르 달려와 손에 코를 비볐다.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수한 에너지가 온몸으로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잠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이 떠올랐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교감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공원 한켠 벤치에는 나른한 햇살을 즐기는 듯한 노견 한 마리가 있었다. 털은 희끗희끗했지만, 눈빛은 깊고 온화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 아이는 산책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햇볕 쬐러 나오는 게 좋아요"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바쁜 걸음으로 지나치던 나에게 그 강아지의 여유로운 모습은 잠시 멈춰 서서 삶의 속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가르침처럼 느껴졌다. 무언가를 쫓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 강아지의 고요한 미소가 보여주는 듯했다.
강아지 덕분에 낯선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혹시 몇 살인가요?", "이름이 뭐예요?" 같은 질문으로 시작된 대화는 공원 벤치에 함께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강아지들은 말없이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준다. 그들의 순수함 앞에서 우리는 서로의 벽을 허물고 잠시나마 편안한 이웃이 된다. 굳이 이름을 묻지 않아도, 서로의 강아지 이름을 외우며 미소 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연결고리가 된다.
공원에서의 짧은 만남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었다. 꼬리 흔드는 작은 몸짓 하나, 촉촉한 코로 닿는 따뜻한 온기 하나가 내게는 잊고 지냈던 순수한 기쁨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강아지들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위로와 행복을 전해주는 존재다. 오늘도 나는 그 작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공원을 향한다. 그들이 내게 준 작은 행복을 되돌려줄 수 있도록, 따뜻한 눈빛과 부드러운 손길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