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말했습니다.
가족 간의 경계는 명확해야 한다고.
하지만 때로는, 그 경계선 위를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여자친구가 그렇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형부가 있습니다.
즉, 그녀의 언니의 남편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 둘 사이가 너무 가깝다는 겁니다.
단순한 가족이라기엔 좀 이상한 거리.
그녀는 형부를 ‘오빠’라고 부릅니다.
그럴 수 있죠. 나이 차이도 많지 않고, 어릴 때부터 친하게 자랐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며칠 전, 여자친구 가족 모임에 초대받았습니다.
식당 테이블에서 마주앉은 형부와 여자친구.
저는 그 옆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죠.
처음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식사 중, 그들은 자꾸 눈을 마주치며 웃습니다.
밥을 뜨면서도, 물을 따르면서도,
심지어 형부가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때마다
그녀는 형부의 눈을 가볍게 쳐다봤습니다.
그 시선,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그날 저녁.
식사 후 거실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형부는 여자친구를 업고 빙글빙글 돕니다.
여자친구는 까르르 웃으며 “내려줘~”를 외치고,
형부는 “어디 한 번 맞아볼래?” 하며 장난스레 머리를 툭툭 칩니다.
그 모습은…
형제자매의 그것이라고 보기엔 너무 가까웠고,
연인의 그것이라 보기엔 선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제 안에서 자라났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질투가 났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그냥 가족인데?”
라는 생각이 교차합니다.
그녀는 형부에게 잘 보이려는 듯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연스럽게 편해 보였고,
그 편안함이 때론 저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형부를 ‘남자’로 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들이 함께 자란 시간만큼 제가 개입할 수 없는 공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런 생각을 그녀에게 말해도 될까요?
아니면 그냥,
그녀가 날 사랑하는 것만 믿고 넘어가야 할까요?
가족 사이에 ‘주의’라는 단어를 꺼내는 순간
저는 괜한 오해를 만드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은 믿음 위에 세워지는 동시에,
서로 지켜야 할 ‘거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형부와 처제’라는 관계.
그 사이에 제가 끼어들 자리가 있는 걸까요?
혹은, 제가 신경 쓰는 게 오히려 불필요한 감정 낭비일까요?
지금도 머릿속을 맴도는 그 장면.
형부의 눈을 바라보며 웃던 여자친구의 표정이
잊히질 않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족이라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경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의 솔직한 생각이, 지금의 저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