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인천 다방 가려 하시나요? 내가 겪은 인생 최악의 경험 > 자유게시판
인천에 출장 와서 점심 먹고,
커피나 한 잔 하자며 동네 다방에 무심코 들어갔다.
간판은 낡았고, 간판 글씨마저 옛날 교과서 느낌이었다.
“여기 커피 싸다던데?”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여는 순간,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이 기묘한 커피 서바이벌의 시작이었다.
낡은 소파에 앉아 메뉴판을 들춰보는데,
왼쪽에서 무언가 강력한 시선이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리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한 베트남 여성 두 명이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분들은… 왜 나를…?”
그 순간, 머릿속에 경고음이 울렸다.
🚨 경고! 경고! 이곳은 평범한 카페가 아닐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미 내 몸은 소파에 붙어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놓인 쨍한 꽃무늬 물수건을 바라보며
어색함을 달래려 했다.
그런데 그녀들 중 한 명이 살포시 다가오더니
세상 해맑은 얼굴로 말했다.
“오빠, 커피 시켜주세요~” ☕
순간, 전신이 얼어붙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방금 뭘 동의했나?”
마치 오징어 게임 VIP석에 앉아
규칙도 모르는 경기를 관람하는 기분이었다.
그녀들의 눈빛은
‘이건 예의야, 알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용기 내어 말했다.
“네…커피… 드릴게요…”
주문을 넣었더니
내가 시킨 건 분명 한 잔인데
어느새 네 잔으로 늘어났다.
계산서를 보자 눈앞이 까매졌다.
“이 커피에 금가루라도 들어가나?”
마치 커피 한 잔 값으로
인천 부동산 일부 지분이라도 산 기분이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환영합니다”**라고 미소 지었지만
그 미소엔 100년 다방 노하우의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커피가 도착하자
베트남 여성들은 내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음료를 홀짝였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늘에서 카메라가 내려와 촬영 중인 것 같았다.
📹 “이제부터 당신은 커피 스폰서입니다.”
이건 커피 체험판이 아니라
풀옵션 게임이었다.
탈출 버튼도 없었다.
그녀들은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치더니
“오빠~ 다방 처음이야?” 하고 물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움이 내 안에서 파도처럼 몰려왔다.
커피잔이 바닥을 드러내고
나의 영혼도 바닥을 찍었다.
결국 계산을 마치고 문을 나서자
바깥 햇살이 눈부시게 따가웠다.
🚶♂️ “다시는… 다방에 들어가지 않겠다…”
이 다짐은 아마 평생 갈 것이다.
그 순간, 베트남 여성 한 명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오빠~ 또 와요~”
내 뇌리에 영원히 박힌 한마디였다.
돌아오는 길,
나는 묘하게 통쾌하고 허무했다.
이제 어디서 커피 이야기가 나오면
이 썰을 꺼내
모두를 빵 터지게 할 자신이 있다.
아마 이게 인천 다방이 주는 인생 선물이었을지 모른다.
